퇴근하자마자 급하게 올라간 포천이어서 이름만 호텔인 모텔, 산토리니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.
도착하니 11시였다. 이날은 또 저녁에 인턴 동기 송별회가 있어서 맥주도 마셨었고 일도 고됐어서 도착하자마자 뻗었다.
주인장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후기가 많았던 곳이었는데, 실제로도 그랬다.
인상 깊었던 점은 오래된 엘리베이터와 미네랄 천연 암반수.
한 번 문이 열리면 닫힐 생각을 안하던 노후된 엘리베이터. 샤워하고 나면 온 몸이 미끌거리던 미네랄 가득 천연 암반수.
손 씻을 때도 미끈거려서 이게 비누 때문에 미끈거리는 건지 물이 원래 그런건지 헷갈렸다.
그래도 뭔가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라고 하니 피부에 좋을 것 같아서 계속 씻고 싶어지는 물이었다.
안녕 산토리니, 반가웠어. 추운 늦가을 밤 입성하던 산토리니 잊지 못할 것이다.
다음날 아침, 출발하려고 하니 차 유리창에 나무 송진이 와락 떨어져 씻겨내려갈 생각을 안하더군. 주차 조심.
산토리니는 산정호수와 굉장히 가까이 위치해있어서 고르게 된 숙소다.
산정호수 가는 길목부터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와 노란빛을 내는 산을 보니 설레였다.
도토리묵이 먼저 나왔는데, 들기름내음이 죽여줬다. 맛있어서 와랄랄라 마시듯 먹어버렸고, 뒤에 나온 비빔국수는 좀 ....
특이한 맛이었다.
뭐랄까..... 매실 ...청...이 조금 많이 들어간 들쯕지근한(새콤 X) 달짝들짝지근한 매콤 비빔면..ㅎㅎ
하이튼 내 스타일은 아니었삼.
배부르게 먹었다.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여기에 주차해두고 놀러갔다 오라고 하셨다. 정말 감사했다. 좀더 시켜서 먹을껄 그랬나봐 ?????? ㅋㅋㅋㅋㅋㅋㅋㅋ
여기까지 오는데 주차된 수많은 차를 봤다. 주차장에도 차가 꽉 차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고 사람들은 죄다 길가에 주차자리를 만들어서 알아서 주차해두었다.
길 같아 보이지만 거기는 주차장이다. 곧 주차장이 될 곳. 한 차선을 냅두고 죄다 주차 ㅋㅋㅋ.. 아무튼 주차임.
애초에 톨게이트 처럼 이 지역 입구에 바리게이트가 있었고, 시간에 관계없이 2,000원.
주차금지 옆에서 찍고 싶었다.
아니 사실 저 거울과 전봇대, 은행나무의 조합이 뭐랄까.. 학창시절 그때 그 거리 같고, 무튼 내 기준상 무드있어보여서 찍었다. 찰-칵
어머니로부터 산정호수에 오리배도 있다는 말을 듣고, 원래는 오리배를 타러 온거다.
모터보트도 있고 아예 강촌이나 가평마냥 오리배 빌려주는 가게가 크게 있다. (배가 모자랄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로 가득함, 그리고 종류도 디따 많음ㅋㅋ) 근데 별로 타고싶지 않아져서 패스했다.
볕도 따갑고 뭔가 사서고생하는 기분이 들어서. 아하하.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일이었다. 꽤 넓었음(볼게많아서 좋았다)
그 유명한 돌담병원이 여기 있다.
그저 세트장이었던걸까, 진짜 환자가 올 것 같이 생긴 곳은 아니었음.
산정호수를 돌다 보면 표지판과 함께 돌담병원이 있다. -끝-
호수랑 같이 사진찍으라고 여러군데 이런식으로 억새가 벌어져 있음. (플러스 글귀가 적힌 액자틀따위도 존재함)
포천에서 바로 보이는 저 산 이름이 뭐지?
뭐야?
산정호수길의 절반은 궁예 이야기로 덮혀있다. 궁예의 일대기를 이런식의 그림동화마냥 설명을 간간히 해 두었다.
아. 이제 보니 저건 울음산인가 싶다. 궁예가 왕건한테 걸려서 울며 죽음을 맞이한 산, 그래서 울음산이란다.
좋겠네, 나도 씬디산 만들어주라.
호수 위 다리로 되어있어서 소지품 분실하기 딱 좋은 다리다. 아래가 바로 물! 그러니까 다들 조심해라.
카페 가비가배는 산정호수에서 한옥카페로 너무나도 유명한 카페다. 야외 테라스도 많고 안쪽에도 자리가 넘쳐나니 꼭 방문하길 바란다. 산정호수를 돌다보면 나올것이니 어딘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!
정말 완벽한 데이트코스가 의도치 않게 만들어졌다. (국수집-한바퀴 돌며 산책-끝날때즘 가비가배 등장)
참고로 산정호수에 접근할 수 있는 입구는 여러개니 알아서 잘 찾아 갈 것! 나는 정문이라기보단 후문같은 미니미니한 곳으로 들어옴..!~
대놓고 산정호수의 빵 명장. 유명한 빵집인가 싶어서 가봤다.
와우 한옥으로 만들어진 거대 거대 거대한 빵집!! 진짜 넓었다 강당인줄 ㄷ ㄷ 사람이 꽤 많았고 3,500원부터 기본 5,000원 하는 빵들이 많았다. 상당히 창렬이라 느껴져서 진짜진짜진짜 먹어보고싶은 빵만 세개 골라왔다.
그마저도 하..... 좀 창렬같았지만 가족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이쁜이가 사줘서 신나게 사왔다.
유자쨈이 발려진 리본모양 페스츄리 빵, 오징어먹물 에멘탈치즈빵, 모카번.
아놔 이제와 생각해보니까 모카번을 먹은 기억이 없네 내가.;; ㅠㅜㅋㅋㅋㅋㅋㅋ
이러고 집으로 향했다.
이른 귀가였지만 놀거 다 놀았다 (아마도)
차 막힐걸 생각해서 얼른 집으로 왔다 (3시반 도착)
포천 아트밸리를 들리고 싶었었지만 다음에 오는걸로.
아무튼 날씨 정말 산책하기 좋았다.
최고야 최고. 이날은 정말 최고였어.
나도 단풍놀이 했다! 끝~
결론 : 산정호수 방문 추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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